최근 결혼을 하고 미루고 미루었던 차(車)를 구입 했다. 구입은 오래전부터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대중교통이 잘 마련되어 있는 수도권에서만 생활을 하다보니 내차에 대한 바람과 불편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결혼 이후 내 바람만으로는 살 수가 없고 양가의 어르신들을 모셔야하는 일도 생기다보니(처가에서 장인어른 차를 얻어타고 가는 기분이란) 늘 대중 교통이나 타인의 차량으로 해결 할수는 없게 되었다. 그래서 긴 장롱면허를 깨고 불혹을 바라보기 직전 첫차 구매를 결심하고 진행하게 되었다.
나 같은 장롱면허 소지자에게 운전이란 너무나도 걱정되고 어려운 일이다. 장롱이 얼마나 되짚어보니 면허를 취득한게 2001년이 막 지난 겨울이었고 차를 인수받은건 불과 2주전이니 대략 18년이 넘는 기간을 운전과는 담을 쌓아두고 지냈다. 그렇다고 면허취득 후 운전을 한번도 안해본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했다고 하기에도 애매한데 그 간 운전 경험을 되돌아보면 2005년즈음 포터 더블캡 수동을 30분 몰아 본 일, 2008년즈음 야간에 수동 마티즈를 끌고 1시간 정도 운전한 경험, 2017년 겨울에 도로 연수 10시간을 받았고, 마지막으로 차 인수전에 본가의 싼타페를 연습삼아 1 ~ 2시간 정도 운전해본 것이 전부이다.지난 18년간 운전대를 잡아본 시간은 15시간을 넘지 않은 셈이다.
이런 상태에서 운전 자체에 대한 막연한 걱정, 게다가 차량을 구매하기 위한 지식의 부재가 스트레스처럼 다가왔는데 지금은 어쨌든 차를 구매했고, 짧게나마 홀로 운전을 해보면서 앞서 고민했던 부분들을 어느정도 털어내었다.
요즘같은 시대에는 나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이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참고가 되길 바라며 짧은 소회를 가상의 QnA로 남겨본다.
Q. 차량 구매에 대한 결심은 언제부터 했는지?
A. 생각은 오래전 부터 있었던 것 같다. 30대 초중반을 지나갈 때 쯤엔 슬슬 운전을 해봐야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과 자가 차량이 주는 장점을 누려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량이라는게 종류도 많고 가격도 가격이다보니 선뜻 구매하기가 너무 어려는데 브랜드, 차량 등급, 옵션에 따라 촘촘하게 나열된 수백가지의 선택 중에 하나를 고르기란 여간 어려운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내 기준에서는 필요성에 대한 간절함이 부족했는데 결혼을 하고나니 내 기준으로만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편의성을 위해서 결국은 식 후 결심을 확고히 하게 되었다.
Q. 차량 선택 기준은 어떻게 정했는지?
일단 예산은 3 ~ 4천만원 사이의 준준형이나 중형 차량을 고민했다. 조금만 비용을 더 쓰면 중대형이나 외제차도 눈에 들어오긴 했지만 그런식이면 예산 제어가 힘들어져서 마지노선을 끊었다. 그리고 더 적은 비용을 쓰면 좋겠지만 안전사양과 편의사항을 갖춘 차량을 우선 선택하려고 하다보니 적은 예산에서는 상대적으로 옵션 선택이 많지 않았다.
특히 안전사양과 편의사양의 경우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되었는데, 초보 운전임을 감안했을 때 안전사양으로 최대한 위험한 상황을 피하고 실수할 수 있는 부분을 보완 받을 수 있기를 바랬고, 주차나 주행 중에 편의사양의 도움을 받기 원했기 때문이다.
Q. 중고차에 대한 고려?
A. 오래전 부터 차량 구입시 중고차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다. 중고차 매물을 가끔씩 확인하곤 했는데 차에 대한 경험이 많지 않다보니, 일단 어떤 차를 고를지 자신이 없었고 중고차의 경우 좋은 매물이 나오면 바로 결정해야 했는데, 아무리 중고라해도 큰 비용을 쓰는 문제인데 빠른 선택을 내리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비용적인 장점을 포기하는 대신 잘못된 차량을 선택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피하고, 조금이라도 신뢰하고 만족 할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선택했다. 그리고 운전미숙으로 보통 실수로 긁는다거나 어디 부딛힐 걱정을 많이하는데 길게 탈생각으로 상처가 나면 나는대로 운전하겠다는 마음가짐이었기에 신차 구매에 부담이 많지 않았다.
Q. 어떤 차량을 검토했는가?
A. 초반에는 쉐보레의 트레일블레이져가 출시되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었다. 개인적으로 SUV를 구매하고 싶기도 했지만 디자인도 내 기준에서는 맘에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부 사양을 확인 했을때엔 뭔가 아쉬운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일단 보류를 하고 그 후로 셀토스, XM3, K5, 쏘렌토와 같은 차량을 추가로 검토했는데 최종적으로는 기아 K5 DL3 1.6 터보를 선택했다.
Q. 왜 K5 1.6 터보인가?
A. 마침 K5가 페이스리프트 되면서 디자인이 생각보다 너무 마음에 들게 나왔다. 그리고 기본적인 안전사양이 다 갖춰져 있었고, 상위 트림에서 어라운드뷰를 선택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아무래도 긴 장롱면허 초보 운전을 가정할 때 안전, 편의사양의 유무는 큰 선택요건으로 작용했고, 아직까지 운전을 많이 한 것은 아니지만 현재까지 기준에서는 매우 잘한 선택이 되었다. 물론 셀토스나 XM3, 트레일블레이저 같은 소형차량도 안전사양이 대부분 기본적으로 채용되서 차이가 크게 나지 않았지만 기본사양 외에 부가적인 사양은 아무래도 등급이 올라야 부가적으로 적용되는 경우가 많아서 결론적으로는 K5를 선택하게 되었다. 참고로 K5 3가지(1.6T, 2.0, Hybrid)에서 1.6 터보를 선택한 이유는 같은 차량임에도 변속기, 핸들, 휠 등에서 차이가 나는 부분이 있어서 결론적으로 전반적으로 평이 좋은 1.6 터보를 선택했다.
Q. 견적과 구매 진행은 어디서 했는가?
A. 아는 지인이라도 있으면 추천을 받고 싶었지만, 그러질 못했고 인근 대리점 방문할 수도 있었지만 차알못이라서 대리점 방문자체가 부담이 되서, 앱을 이용할까 다른 방법을 알아볼까 하다가 고민끝에 다나와 차 게시판에서 견적을 요청했다. 다나와 견적 게시판에 차 종류와 옵션을 적어두면 대략 덧글에 소위 영맨이라고 불리우는 카마스터들이 본인의 장점을 어필하고 연락처를 남긴다. 그럼 그 중에서 마음에 드는 카마스터와 연락해서 진행하면 된다.
Q. 온라인에서 견적을 받고 구매하는 것이 걱정되지 않았는지?
A. 첫 차량 구매를 진행하게 되면 고가의 물품이라 걱정이 되긴하는데, 보통 입금처가 해당 차 브랜드 계좌이므로 카마스터에게 직접 송금을 하는게 아니라면 크게 걱정할 것은 없는 것 같다. 나의 경우 카드로 선수금을 일시불 결제를 하였고, 잔금의 경우도 혹시 몰라서 오토카드로 할부를 했는데 이 경우 임시카드 번호가 발급되어 진행하다 보니 개인정보를 공유할 일도 없고, 실수로 돈을 잘 못 입금할 문제도 없어서 크게 걱정없이 진행했다.
Q. 차량 선택에 있어 추가 의견은?
A. 참고로 첫 차 구입이기도 하고 운전경험이 적다보니 차량간 승차감이나 운전 편의성, 반응성 같은 부분은 직접 운전해봐야지만 알 수 있는 부분인지라 스스로 비교하기는 어려워서 참고만 했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차량 관련 정보를 얻으려고 했는데 지나치게 주관적인 내용들이나 결함이나 불량 후기 같은 부정적인 내용이 눈에 많이 들어와서 선택을 방해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연비, 안전, 편의사양 같은 객관적인 항목에 대한 기준을 최우선 하고, 어느 차량이든 결함이 있을 수 있고, 사람이 조립하다보니 불량도 있고 사고나면 비용 차이야 나겠지만 결국 돈 드는건 매한가지라고 생각하면 조금 더 차량선택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차량 구매는 본인이 직접 지불하는 고가의 물건이고 본인이 직접 탈 물건이기 때문에 타인의 의견은 경청하고 참고하되 선택은 본인 기준에 부합하는 것으로 해야 후회가 없을 것 같다.
Q. 자동차 보험은 어떻게 선택했는지?
A. 초보에게는 자동차 보험사 선택하는 것도 항목을 비교해서 보는 것도 상당히 어려웠다. 먼저 보험료 비교를 위해서 인터넷 각 보험사의 다이렉트(보험 설계사를 거치지 않고 계약하는 것) 페이지에서 예상비용을 산출 할 수 있으니 몇개의 보험사를 선택하고 알아봤을 때에는 비용차이는 3~4만원 내외로 비슷했다. 그래서 보배드림이나 기타 자동차 커뮤니티에서 각 보험사 후기 등을 찾아보고 하나를 선택해서 계약을 진행했다.
Q. 보험 보장내역 선택은 어떻게?
A. 보험 보장내역 선택도 초보에게는 많이 어려운데, 보통 추천을 많이 하는게 기본 보험보장내역에서 대물배상, 자차손해 보장액을 확대하고, 무보험차상해 보장을 추가하는 것이다. 그외 특약으로는 견인거리 확대 등을 받으면 좋다는 평을 보고 기본 선택을 했다.
Q. 운전자 보험은 고려했는지?
A. 최근 운전자 보험 가입이 급증했다고 한다. 아무래도 본인이 조심한다고 해도 발생할 수 있는게 사고라서 법률이나 법적 비용이 발행하는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을 걱정해서 가입하는 운전자가 많아지는 것 같다. 참고로 자동차 보험에도 특약으로 일부 보장이 가능한데 나의 경우 이미 실비에 비슷한 내용이 보장되어 있어서 별도로 보장내역을 선택하지 않았다. 참고로 초보들은 자동차 보험은 알겠는데 운전자 보험은 뭘까? 하는 의문을 갖게 하는데 자동차 보험은 말 그대로 자동차에 드는 보험이고 운전자 보험은 운전자에게 드는 보험이라서 보장범위가 다르다. 자동차 보험은 보험을 든 차량 관련된 문제가 생겼을때 보장 받을 수 있고, 운전자 보험은 운전자가 운전을 할때 발생한 문제에 대하여 보장 받을 수 있으므로 운전자 보험은 한 사람이 여러 차량을 운행할때 필요한 보험이다.
Q. 차량 인수전 별도로 연수를 받지 않았는지?
A. 학원이나 전문 강사에 의한 도로 연수 필요성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2017년 연수를 받을 당시에도 도로주행 자체에 대한 어려움은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다시 연수를 받는다고 크게 나아질건 없을 것 같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당시 차량 탁송을 틴팅 업체에 보내놨었는데, 업체 위치가 집 기준으로 시외로 꽤나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차량을 받자마자 장거리로 운행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자신감이 확실하지 않았다. 그래서 쉽게 도로 연수를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지 못했는데, 결론적으로는 아버지를 동승하여 집안 차량(보험에 내가 포함)으로 1시간 정도 짧게 연수를 받아서 운전에 대한 감각만 살려놓고, 차량을 받아올 때에는 운전 경험이 있는 매제를 동승하여 직접 운전해서 받아왔다. 아무래도 운전에 능통한 동승자의 유무에 따라 심리적인 안정감 차이가 커서 짧게나마 연수를 받는게 낫지 않나 싶다.
Q. 틴팅과 블랙박스 선택은?
A. 틴팅은 솔라가드 챠콜(비금속식)으로 선택했고 농도는 전체 50%(선택사항중 가장 밝은 농도)로 선택했다. 샵에서 너무 밝은거 선택한거 아니냐고 거꾸로 물어봤지만 운전이 미숙하기도 하고, 밤운전이 걱정이 되어 시야를 최대한 확보하려고 밝은 색으로 했다. 여름은 지난 상태라 뜨거운 것까진 확인하지 못했지만 전반적으로 만족한다. 블박은 아이나비 QXD5000로 달았는데, 블박은 사고 날 시 부가적인 대응책으로만 생각하고 접근하였기 때문에 크게 비교나 고민하지 않고 선택했다.
Q. 장롱이 길었는데 운전이 무섭거나 두렵지는 않았는지?
A. 실제로 차를 받아서 가져올 때는 동승자 덕분인지 무섭거나 두려움없이 편하게 오긴 했지만, 받아오기 전까지는 아무래도 걱정이 많이 들긴했다. 운전 자체가 무섭다기 보다는 직접 운전해봐야만 겪을 수 있는 상황들이 익숙하지 않았기에 분명 돌발상황이 발생을 할 것이고 이에 대한 대처를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들었다. 가능하다면 연수라도 많이 받으면 좋긴 하겠지만 짧은 연수로는 그러한 걱정을 모두 해소가 되지 않기 때문에 유투브 운전 강좌 영상을 많이 시청했다. 요즘은 운전자 시선 기준으로 영상을 찍어서 공유해주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경험하지 못하는 상황을 간접으로 나마 체험하고 이미지 트레이닝하는 과정을 거쳤다. 실제 운전했을 때에는 초보운전 스티커를 실착하고 달리면 대체로 주변 운전자들이 감안하고 대처를 하니 초보라고 부끄러워하지 말고 초보임을 확실하게 알리는 것이 좋겠다.
Q. 주차는 어렵지 않았는지?
A. 인수전 주차에 걱정이 많아서 본가의 차량(싼타페)으로 공터에 박스 놓고 사이드 미러만 보고 1 ~ 2시간 주차 연습을 했다. 결론적으로는 애초에 주차나 좁은길 주행을 생각해서 어라운드 뷰 옵션이 가능한 있는 차량을 선택했다. 직접 사용해보니 사이드미러나 후방카메라 의존도가 많이 줄어서 주차가 한결 편하다. 나중에 없는 차량을 타면 문제 아니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없다고 아예 주차를 못하는건 아니니 그건 그 때가서 고민해도 될 일이다.
Q. 돌발상황에 대한 걱정은 들지 않았는지?
A. 운전이 막연하다보니 돌발상황에 대처에 대한 걱정도 당연히 따라온다. 운전 시간이 짧기 때문에 많은 다양한 상황을 많이 겪은건 아니지만 의도치 않은 상황이 주행때마다 조금씩은 발생하는 것 같다. 사실 이 부분 고민이 가장 컸기 때문에 최대한 안전사양을 많이 갖춘 차량을 우선했다. 당장 지난 주말 실제 도움을 받은 사례를 적어보자면 한번은 신호가 노란불이 되면서 속도를 줄이고 있었는데 정지선과 나 사이에는 차량이 없었기 때문에 천천히 속도를 줄이고 있었다. 근데 정지선에 거의 다 왔을 때쯤 그 앞으로 옆차량이 급격히 끼어들면서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아야하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살짝 당황스러웠지만 브레이킹 중에 추가로 긴급 제동이 발동하면서 브레이킹이 부족하거나 늦어져서 가벼운 추돌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피할 수 있었다.
Q. 추가로 도움 받은 편의 기능들은?
A. 차에 대한 경험이 전무하다시피 하지만 짦막하게 경험해본 과거의 차량(거의 10년전)과 비교를 해보자면 현재의 안전, 편의사양은 너무나 편리했다. 한 두가지 꼽아보자면 먼저 차선이탈 경고 및 유지 기능이다. 도로 주행중 중간 유지하는게 익숙하지 않아 한쪽 라인으로 치우져 달리기 쉬운데 이 때 경고를 해주기도 하고, 적극적으로 핸들을 돌리지 않는 경우 알아서 조향을 조정해주는 경우가 있다. 이 기능을 100% 맹신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실수로 차선을 넘어가는 상황을 조금이라도 더 줄여줄거란 측면에서 실수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많이 줄어들었다. 그 다음엔 HUD 인데 보통 초보가 어려운게 전방 주시를 하면서 계기판, 좌우 사이드 미러를 수시로 확인하면서 주행하는 것이다. 부가적으로 네비게이션 화면까지 확인 해야하는데 운전 습관이 들기전까지는 한쪽에 집중하면 나머지를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하지만 HUD를 이용하면 전방 주시를 하면서 계기판 속도, 순정 네비 방향 확인을 따로 하지 않아도 한번에 가능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다. 전방 주시에 너무 신경을 쓴 나머지 엑셀을 의도된 속도보다 더 밟는다던가 시선을 번갈아 옮기느라 운전 집중을 못한다라던가 하는 상황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것 같다. K5의 경우 차선 변경을 위해 깜빡이를 넣으면 사이드미러에는 사각지대 알림, 계기판에도 좌측 카메라로 실 차량 존재 여부를 확인 할 수 있는데 HUD에서 사이드미러와 동일한 경고를 확인 할 수 있기 때문에 차선 변경 시 전방 주시를 유지하면서 1차로 확인 할 수 있어서 편리했다.